집에서 뱀 키우는 거… 진짜 해보니까 이런 게 있었어요
뱀 키운다고 하면… 대부분 눈이 커져요. “헐, 무서워.” “그거 집에서 어떻게 키워?” “진짜로… 살아있는 거 맞지??”
근데, 진짜예요. 지금 내 방 한쪽엔 조용히 구불구불 숨 쉬고 있는 애가 있어요. 놀랍게도, 아주 조용하고 깔끔한 친구.
오늘은 그냥 제가 키우면서 느낀 거, 그리고 알았으면 좋았겠다 싶은 것들 한번 정리해볼게요. 책에 나오는 얘기 말고, 실제로 부딪히면서 알게 된 이야기요.
어떤 뱀을 데려오느냐가 거의 전부예요
처음 시작할 땐, 무조건 온순한 애로 가야 돼요. 진짜. 이거 하나만 기억해도 절반은 성공이에요.
제가 키우는 건 볼 파이썬인데요, 겁 많고 느긋해서 그냥 말아 있고 가만히 있는 시간이 더 많아요. 콘스네이크도 괜찮대요. 조금 더 활동적이긴 한데 성격 순하다고.
중요한 건 초보자한텐 무조건 독 없는 애. 사이즈도 너무 크지 않은 애. 성격 온순한 애.
뱀이 살 공간, 생각보다 섬세하게 만들어야 해요
뱀은 안정적인 환경이 먼저예요. 은신처 꼭 있어야 해요. 두 개. 따뜻한 쪽 하나, 서늘한 쪽 하나.
그리고 뚜껑은 무조건 단단하게 고정해야 돼요. 얘네 은근히 힘 세요. 작은 틈만 있어도 나와요.
- 히팅패드 + 온도조절기
- 은신처 2개
- 바닥재 (키친타월 추천해요)
- 습도 유지 (물그릇 + 분무기)
- 온도/습도계 필수
먹이는 어떻게 주냐면요
냉동 마우스를 해동해서 줘야 하거든요. 핀셋으로 살짝 흔들면 뱀이 나와서 한 입에 삼켜요.
- 생마우스보단 냉동
- 주 1회 급여 (어릴 땐 4~5일 간격)
- 먹고 나면 건들지 말기
물, 청소, 탈피… 이건 루틴이에요
- 물그릇 매일 교체
- 배변은 1~2주 간격
- 탈피 전엔 눈이 뿌옇게 됨 → 습도 올려주기
깔끔하게 한 벌 벗어놓으면 괜히 뿌듯해요.
뱀은 말이 없지만, 기분은 보여줘요
손 타는 거 싫어해도, 익숙해지면 슬쩍 고개 내밀고 나와요. 그거 보면... 그냥, 웃음 나와요.
뱀은 조용해요. 근데 이상하게, 그게 되게 편해요. 마치 초록 식물이 있는 것처럼요.
시끄러운 하루 속에서, 반대로 살아가는 생명 하나쯤 옆에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뱀은 생각보다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어요. 진짜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