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그냥 물고기 아냐… 진짜 살아있는 친구예요
사실 금붕어 키우는 건 되게 쉬울 줄 알았어요. 마트에서 예쁜 유리 어항이랑 같이 세트로 파는 것도 많고, 뭔가 그냥… 물만 갈아주면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근데 막상 들이고 나니까, 생각보다... 아니, 진짜 많이 신경 써야 되더라고요. 그냥 “예쁘다” 하고 키우기엔 너무 섬세한 생명이었어요.
물만 잘 관리해도 반은 간다
처음에 진짜 몰랐어요. 그냥 수돗물 받아서 어항 채우고, 금붕어 퐁당 넣었죠. 그런데 다음 날, 바닥에 가라앉아 있고 안 움직이는 거예요. 진짜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요.
알고 보니까 수돗물엔 염소가 있어서 그대로 쓰면 금붕어한텐 독이래요. 그래서 그때부터 하루쯤 받아놨다가 쓰고, 가끔은 중화제도 넣어요. 그리고 물도 전부 갈면 안 되고, 30~40%만 조금씩 바꿔야 한다고 해서 지금은 주 1회 정도 바가지로 천천히 갈아주고 있어요.
이 루틴이 이제는... 금이랑 나랑 소통하는 시간 같아요. 말은 안 하지만, 걔도 느끼는 게 있겠죠. 뭔가 편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금붕어도 외로울 수 있어요, 진짜로
처음엔 그런 생각 안 했어요. 금붕어가 뭐… 감정이 있겠어? 했는데, 있어요. 확실히 있어요.
밥 줄 땐 미친 듯이 헤엄치고, 평소엔 유유히 다니거나, 가끔은 어항 구석에 박혀 가만히 있기도 해요.
그런 날 보면 괜히 마음이 쓰여요. 그래서 저는 어항 옆에 작은 장난감 하나 두고, 혼자서라도 말 걸어요. “금아 오늘은 기분 어때?” 이런 식으로요. 들리진 않겠지만, 저한텐 그게 위로더라고요.
밥, 진짜 조금만 주세요. 제발…
제가 진짜 후회했던 일 중 하나예요. 퇴근하고 와서 금이 밥 줬는데, 너무 잘 먹는 거예요. ‘헉 귀여워... 더 줄까?’ 하다가 좀 많이 줬거든요. 그랬더니 다음날, 물 위에 떠서 안 움직이더라고요.
겁나서 뒤져봤더니, 금붕어는 배불러도 계속 먹는대요. 그게 탈이 나는 거죠. 그때부터는 딱, 하루 두 번. 소량. 진짜 소량. 사료가 물 위에 10초 이상 남아 있으면 많은 거래요.
이제는 조심스럽게 톡톡— 몇 알만 줘요. 먹는 것도 예쁘지만, 건강하게 오래 같이 있는 게 더 중요하잖아요.
금붕어는 그냥 물고기가 아니에요
처음엔 장식처럼 데려왔지만, 지금은 그냥 가족이에요. 말은 없지만, 조용히 존재해주는 친구? 내가 힘들 땐 어항 속 금이를 보면서 숨 한번 고르게 돼요.
정리하자면, 금붕어 키우는 건 생각보다 손 많이 가고, 감정도 쓰이고, 근데 그만큼 위로도 되고 정서도 차분해지는 경험이에요.
혹시 요즘 마음이 시끄럽다면, 한 번 어항 속 생명과 눈 맞추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진짜, 그 조용함 속에 위로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