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를 왜 키우냐고요?”
음… 잘 설명은 못 하겠어요. 처음엔 그냥 예쁘다고만 생각했어요. 작고, 색도 화려하고, 계속 움직이잖아요. 근데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가더라고요.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물속을 천천히 떠다니는 그게… 묘하게 마음을 끌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조용함이 좋았던 것 같아요. 뭘 하진 않지만, 뭔가를 계속 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게 이상하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물이 전부인 존재, 그래서 더 조심하게 돼요
구피는 생각보다 예민해요. 물 온도가 살짝만 변해도 가만히 멈춰버리고, 조명 켜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으면 스트레스 받더라고요.
처음엔 잘 몰라서 물도 한꺼번에 갈고, 먹이도 많이 주고 그랬는데 어느 날부터 애들이 가라앉기만 하고 안 움직이는 거예요. 그때 조금 무서웠어요. "아… 잘못했구나" 싶었죠.
지금은 천천히 해요. 물도 아주 조금씩, 먹이도 진짜 소량만. 그게 얘네한텐 더 편한 거 같아요. 크게 뭘 해주지 않아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이제야 좀 알겠어요.
기다리고 있진 않은데, 내가 먼저 다가가게 돼요
밥 줄 때면 가끔 모여요. 눈이 있는 것도 아니고, 표정도 없는데… 이상하게 모여 있는 모습이 귀여워요. 조금 떠다니다가, 먹이 있는 곳 근처에 조용히 머물죠.
그거 보면, 뭔가 나한테 “지금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기분이 들어요. 말은 안 하는데, 묵직하게 다가오는 위로 같은 거요.
무심한 듯, 존재감은 확실한 친구
가끔 수조 앞에 앉아 있어요. 그냥 멍하니. 근데 그 시간이 생각보다 좋아요. 조명이 수면에 비칠 때, 구피가 그 사이를 지나가는 걸 보면… 그냥 멈춰 있게 돼요.
말도 없고, 시선도 안 주고, 그냥 유영할 뿐인데, 그 조용함이 공간 전체를 채우는 느낌이에요. 요즘같이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는 그게 얼마나 귀한 건지, 이제야 알겠어요.
결론
구피는 귀엽다기보다… 조용한 존재예요. 크게 감정을 표현하지도 않고, 가까워지지도 않아요. 근데 옆에 오래 두면, 그 조용함이 익숙해져요.
혹시 요즘, 말 많이 듣는 것도 지치고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 자주 드세요?
그럼 구피 한 마리… 아니, 두 마리쯤 수조에 들여보세요. 소리도 없고, 요구도 없지만 분명히 곁이 되어주는 그런 존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