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 꺼냈을 때, 다들 당황한 표정이었어요. “먹는 그거 말고? 왜?” 그런 반응이 꽤 많았죠. 근데 뭐랄까, 나도 딱히 설명은 못 하겠는데 그냥 끌렸어요. 체리 새우라는 이름부터 뭔가 예쁘잖아요. 작고, 조용하고, 색도 묘하게 예쁘고.
그날도 그냥 수족관 구경하다가 우연히 봤어요. 투명한 물 안에서 작은 애들이 느릿하게 기어 다니고 있었는데… 어, 진짜 귀엽더라고요. 시끄럽지도 않고, 막 튀지도 않고.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느낌?
진짜 작아요. 근데 은근히 바쁘게 살아요
처음 들여왔을 때는 “어, 어디 갔지?” 싶었어요. 너무 작아서 한참 봐야 보여요. 근데 가만히 보면 계속 뭘 하고 있어요. 수초 사이에 숨어 있다가 슬쩍 나왔다가, 바닥에 뭐라도 찾는 듯이 주둥이로 건드리고… 그게 막 액션이 있는 건 아닌데, 눈이 계속 가요.
밤에 조명 딱 켜두면, 몸이 붉게 비쳐요. 그 순간이 참 좋았어요. 특별한 건 없는데, 그냥 그 붉은빛 하나가 괜히 마음을 눌러주는 느낌이랄까.
물만 있으면 되겠지 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진짜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어항에 물 넣고 새우만 넣으면 끝 아니야?”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체리 새우는 생각보다 예민한 생물이에요. 물이 갑자기 바뀌면 몸 색이 변하고, 심하면 아예 안 움직여요. 처음 물갈이 때 실수해서 두 마리 잃었는데… 그날 진짜 멍했어요. 그냥 조용히 죽어 있는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어요.
그 이후로는 물도 진짜 조금씩만 갈고, 먹이도 아주 작게 나눠서 줘요. 욕심내면 안 되는 친구더라고요. 남은 먹이 하나 때문에 물 망가지고, 얘들한테 치명적이니까요.
말이 없는데, 그게 오히려 위로가 될 때가 있어요
수조 앞에 앉아 있으면, 그냥 조용해요. 아무 소리도 없고, 움직임도 느린데… 그 속에서 마음이 좀 차분해져요. 하루가 힘들었던 날에도, 걔네 움직임 하나 보면 숨이 조금 느려진달까.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하지도 않고, 관심 받으려고 하지도 않아요. 그냥 자기 속도로 사는 거죠.
근데 그 모습이, 요즘엔 더 와 닿아요. 아무것도 안 해도 곁에 있는 존재, 생각보다 큰 의미예요.
결론
체리 새우는, 뭐… 손에 올려보거나 쓰다듬는 것도 안 돼요. 사실 그런 걸 기대할 수 있는 애들도 아니고요.
그런데 그냥 그 자리에 조용히 있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아요.
요즘처럼 정신이 좀 복잡하거나, 누구한테도 말 걸기 싫은 날 있잖아요. 그럴 땐, 체리 새우가 수초 위에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 하나가 묘하게 위로가 될 때가 있어요.
아무 말도 없고, 다가오지도 않지만… 이상하게, 그런 존재가 곁에 있다는 게 힘이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