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예뻐서였던 것 같아요. 알록달록하고, 작고, 새장 안에서 뭔가 혼자서도 잘 노는 것처럼 보이고. 그런 이미지 있잖아요. 조용한 아침에 "안녕~" 하고 말 거는 친구 같은 느낌.
근데… 막상 데리고 와보면 생각보다 시끄럽고, 생각보다 예민하고, 또 생각보다… 사람을 많이 봐요. 진짜로요. 계속 쳐다봐요. 내가 뭐 하나 하면 고개 툭툭 기울여서.
그런 거 보면 얘도 그냥 예쁜 새가 아니라, 누군가랑 살아가고 싶어하는 동물이라는 걸 알게 돼요.
"앵무새가 말을 해요?" → 말해요. 근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저도 그게 제일 궁금했어요. 정말 말을 할까? 사람 이름도 부르고, 노래도 흥얼거린다던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해요. 진짜로. 근데 그게 생각보다 훨씬 나중이에요. 며칠, 몇 주, 어떤 땐 몇 달도 걸려요.
그리고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보다 말 안 해도 내 눈치 보고, 내 목소리에 반응하고, 내가 웃으면 자기도 웃고 그런 게 훨씬 먼저 와요.
그러니까 결국… 말은 그냥 따라 하는 거고, 정말 신기한 건 '관계'가 만들어지는 그 과정이에요.
말 한 마디보다 고개 한 번 기울이는 그 순간이 더 기억에 남아요.
매일 먹이 주는 게 ‘루틴’이 되더라고요. 귀찮지 않게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앵무새 보게 돼요. 왜냐면, 얘는 나보다 일찍 깨요. 그리고 기다려요. 진짜로. 깃털 부스럭거리면서 소리 내고, “찍찍~” “찌익~” 하면서 알아들으라고.
먹이는 단순하긴 해요. 기본 사료 + 신선한 채소, 과일 조금씩. 근데 신선해야 해요. 하루만 지나도 안 먹어요.
물도 매일 갈아줘야 하고, 모이통이랑 물그릇도 하루에 한 번은 씻어줘야 돼요. 안 그러면 물에서 냄새나요.
이게 처음엔 귀찮을 줄 알았는데… 하다 보니까 그냥 자연스럽게 내 루틴이 되더라고요. 계속 앵무새가 날 부르니까, 안 할 수가 없어요.
새장을 열면 방 안을 돌아다녀요. 처음엔 무섭지만… 진짜 예뻐요
앵무새는 날개 있는 동물이에요. 그니까… 그냥 갇혀 있으면, 좀 쭈그러들어요. 활기도 없고요.
그래서 하루 한 번이라도, 방 안에서 날게 해줘야 해요.
처음엔 진짜 무서워요. 천장 쪽으로 확 날아가서 벽에 부딪치기도 하고, 커튼봉 위에서 안내려오기도 해요.
근데 하루, 이틀, 삼일 지나면 얘가 알아요. “아, 여긴 안전하구나.” 그리고 돌아와요. 진짜로, 손 위에 착— 내려앉아요.
그 순간… 음.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뭔가 내가 누군가를 믿게 만든 느낌? 아니면… 누가 날 믿어준 느낌?
결론: 말도 하고, 소리도 내고, 날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람 같은 새’
앵무새는 혼자 잘 사는 새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근데 진짜는 아니에요.
관심 없으면 삐지고, 같이 있어주면 편해하고, 익숙한 목소리에 반응하고, 아픈 날은 조용해요.
완전 사람 같아요. 말 그대로.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집이 조용하고, 문 열면 말 거는 사람 없고, 하루가 좀 지루할 때.
그때, 앵무새가 작은 목소리로 “안녕~” 하고 말 걸어주면, 그거 하나로 기분 바뀌어요.
저도 그랬고요. 지금도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