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강아지 데려왔을 땐, 그냥… 그냥 귀여움 하나만으로 모든 게 다 괜찮을 줄 알았어요. 작은 발로 제 무릎에 앉아 있던 그 첫날. 그 조그만 눈이랑, 살랑살랑 흔드는 꼬리… 정말 ‘행복 그 자체’였거든요.
그런데, 조금씩 같이 사는 날이 쌓이니까, 귀여움만으론 안 되는 순간들이 자꾸 생기더라고요.
그때마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혼자 반성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저처럼 처음 강아지를 키워보는 분들께 그때 알았더라면 덜 헤맸을 ‘주의할 점’들, 진짜 말하듯 써볼게요.
산책, 꼭 매일 두 번? 아니요, 그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처음엔 하루 두 번, 무조건 정해진 시간에 데리고 나갔어요. 비 오든, 추우든, 일단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어느 날 아이가 그냥 주저앉더니, 바닥만 멍하니 바라보는 거예요.
“왜 그래?” 하고 물었지만, 물론 대답은 없었고요. 그날은 산책 5분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제야 깨달았어요. ‘얘가 지금 걷고 싶지 않은 날’이었구나. 그게 꼭 무슨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닐 수도 있어요. 우리도 그런 날 있잖아요, 걷기 싫고, 그냥 집에 있고 싶은 날.
그 뒤로 저는 ‘얼마나 걷냐’보단 ‘기분 좋게 걷냐’를 더 보게 됐어요.
📌 그래서 바꾼 건 이거예요:
- 산책 시간 딱 정해두지 않기.
- 대신 아이가 창밖 보고 꼬리 흔들면 그때 슬쩍 나가기.
- 냄새 맡을 땐 절대 “가자” 하지 않기.
- 산책 = 하루의 ‘놀이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간식, 너무 좋아한다고 계속 주면… 결국 안 먹는 것도 생겨요
간식 봉지 딸깍 소리에 달려오는 아이. 그 표정 보면 안 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예전엔 진짜 자주 줬어요. 훈련하고 나서 한 개, 잘 자고 일어났을 때 한 개, 심심할까 봐 한 개…
그 결과요? 사료 거부. 완전 고개 돌리고 안 먹더라고요. 눈으로 “이거 아니면 안 먹을 건데?”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땐 너무 당황했어요. ‘나 잘해주려던 건데 왜 이렇게 됐지?’
💡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요:
- 간식은 딱 정해진 상황에서만 줘요. (훈련 보상 or 단독 외출 전 분리불안 완화용 정도)
- 양은 작게, 정말 작게.
- 하루 간식 양은 따로 계산해서 사료랑 총량 조절해요.
‘좋아하니까 준다’는 결국, 좋아하는 것만 먹게 만드는 일이더라고요. 그건 제가 원했던 게 아니었죠.
혼자 있을 때 얌전하다고, 편한 건 아닐 수도 있어요
처음엔 분리불안 없어서 “우리 애는 혼자 있는 것도 잘하네” 했어요. 진짜 한 마디도 안 짖고, 장난감도 안 물어뜯고, 혼자서 조용히 잘 지냈거든요.
근데요, 그게… 그냥 포기였던 걸지도 몰라요.
처음 며칠은 외출할 때 문 앞까지 따라오고, 제가 돌아오면 폴짝 뛰어서 반겼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턴 그냥 자기 방석에서 꼼짝도 안 하더라고요.
‘이젠 익숙해졌구나’ 싶었는데, 사실은 기다리는 걸 멈춘 거였던 거죠.
그때 너무 미안했어요. 그래서 바꿨어요.
📝 제가 지금 하는 건요:
- 외출 전 항상 똑같은 ‘안녕 루틴’ 만들기 (같은 말 + 같은 간식)
- 장난감 하나 숨겨두기, 그날 찾게 하기
- 돌아오면 무조건 인사 먼저, 핸드폰 내려놓고
- 주말엔 하루 한 번은 외출 안 하고 같이 있는 시간 만들기
말은 없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한지 아닌지는 눈빛만 봐도 조금은 알 수 있더라고요.
결론
강아지 키우는 건 생각보다 더, ‘사람 같이’ 살아가는 일이었어요.
밥 주고, 산책시키고, 놀아주고… 그게 다가 아니라, 이 아이가 오늘 어떤 기분이었는지 읽어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걸 지금은 조금 알 것 같아요.
“사랑은 충분해”라고 생각했지만, 사랑만으로는 잘 안 되는 날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매일이 조금씩 ‘배움’ 같아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좀 더 잘 지내보자는 마음.
지금 강아지랑 함께하고 계신다면, 오늘 하루, 한 번쯤은 “지금 너, 괜찮아?” 하고 물어봐 주세요. 말은 못 해도, 대답은 꼭 돌아오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