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키우는 분들, 처음엔 “얘는 조용해서 키우기 편하겠다” 싶었을 거예요. 맞아요. 짖지도 않고, 뛰지도 않고, 물만 갈아주고 밥만 잘 챙기면 괜찮겠지 싶죠.
저도 그랬어요. 10년 넘게 키워왔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알아서 잘 살겠지’ 하는 마음도 들었죠.
근데요... 그 마음이 거북이에겐 좀 외로웠던 거 같아요.
이 글은, 거북이를 오랫동안 키워왔거나 이제 막 시작한 분들에게 고수들도 간과하기 쉬운 진짜 관리 포인트를 하나씩 솔직하게 풀어보는 이야기예요.
UVB등은 켜두는 게 아니라, 주기와 거리가 더 중요해요
처음에 거북이 키울 때는 UVB등 필수! 이 얘기 다들 듣고 설치하시잖아요.
저도 그랬고요. 근데 중요한 건 “그냥 켜두는 게 다가 아니더라”는 거예요.
💡 제가 겪은 현실 팁:
- 등은 하루 10~12시간만 켜기 (24시간 켜두면 오히려 스트레스)
- 케이지 위로부터 15~20cm 높이 유지
- 6개월~1년에 한 번은 교체 (빛 나와도 자외선은 줄어들어요)
저는 처음엔 "그냥 잘 켜져 있으니까 문제 없겠지" 했는데, 갑자기 거북이 등이 말라가듯 벗겨지기 시작했어요. 병원 가보니, 자외선이 부족했던 거더라고요. 빛은 보이는데, 자외선은 거의 안 나오는 상태였던 거죠.
그리고 너무 가까이서 쬐어도 화상 위험 있어요. 특히 아기 거북이일수록 조심해야 해요.
먹이는 ‘정해진 시간’에 주는 게 훨씬 좋아요 (정말로요)
거북이는 자주 굶어도 괜찮은 동물이라고 하죠. 그래서 맘 편히 “하루 건너줘도 되지~” 하면서 대충 줄 때도 있었어요.
근데요, 정해진 시간에 먹이를 주면, 거북이가 보호자를 기억해요.
정확히 말하면, 시간대 + 사람의 움직임 + 주변 소리를 ‘밥 오는 시간’으로 기억하더라고요.
저희 아이는 지금 오전 9시쯤 제가 다가가기만 해도 수조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물장구도 치고, 목도 빼고...
그리고 이 패턴을 만들고 나니 소화도 일정해지고, 활동량도 늘었어요.
📝 정리하자면:
- 하루에 한 번, 시간 고정해서 급여
- 작은 양으로 자주보다, 일정한 양을 규칙적으로
- 사람과의 교감도 이 루틴에서 시작돼요
물은 깨끗한 게 아니라, ‘살기 좋은 온도’가 돼야 해요
물 자주 갈아주는 거,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근데 제가 예전엔 “깨끗하면 됐지 뭐” 하고 차가운 물 바로 붓는 실수를 했어요.
그땐 몰랐는데 거북이는 변온동물이라 물 온도에 따라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요.
특히 겨울철, 수돗물로 바로 교체하면 갑자기 체온 떨어지면서 활동량 확 줄고, 먹이도 안 먹고...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관리해요:
- 물 교체 전 온도 맞춰놓기 (25~28도)
- 교체 시 전체를 한 번에 다 바꾸지 않고, 부분 교체
- 히터 사용하는 경우, 수온계 꼭 함께 설치
이렇게 했더니 거북이 컨디션이 진짜 확 달라졌어요. 등 색도 맑아지고, 이상하게... 눈도 반짝이더라고요.
결론
거북이는 말이 없어요. 그래서 “얘는 뭐든지 잘 견디는구나” 하고 무심해지기 쉬워요.
근데요, 조금만 더 신경 써보면, 얘도 나름의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돼요.
등 꺼내는 시간, 물장구치는 방식, 먹이 먹을 때의 속도... 그런 게 다 상태를 말해주고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렵고, 정보도 너무 다양해서 헷갈리지만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거북이도 나름의 교감을 보여줘요.
혹시 지금 “난 꽤 잘 키우고 있지 않나?” 싶은 분이 계시다면, 오늘 이 중 하나라도 한 번 다시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